단연코 끝은 없다.
끝났다고 생각할 때 새로운 시작이 기다린다. 그래서 삶을 살아가면서 하고자 하는 일을 포기해서는 않된다. 따라서 끝이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발전이 없다.
끝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나태해진다.
끝의 반대가 “시작”이 아니라 “끝과 시작”은 한 연장 선상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끝과 시작”은 묘합(妙合)의 관계를 갖고있다. 그래서 끝과 시작은 그 관계가 제로(zero)이다. 따라서 끝은 시작이 있어 새로운 출발점이고 시작은 끝이 있어 새로운
준비점이 된다.
시작은 인간으로 하여금 긴장하게 하고 계획하게 한다.
삶의 매일의 순간이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에 삶을 탱탱하게 유지시켜 줄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대감을 주어 설레임을 주기도 한다. 그날 하루를 여는 첫 시작의 순간, 인간 탄생의 첫 순간은 숭고하기까지 하다. 따라서 시작은 행복이고 기쁨이기도 하다.
시작은 늘 좋은 것임을 명심하자.
좋지 않다면 시작하지도 않기 때문에 시작은 행동하게 하는 동인(drive)이 된다. 따라서 시작은 열정적이어야 한다. 열정은 에너지를 주는 것이다. 활기찬 에너지(활기:活氣)는 뜨거운 심장을 갖게 한다. 뜨거운 심장은 살아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시작은 상살아 있음을 나타내주는 생동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에 열광한다.
시작은 열정이며 정열이다.
열정(熱情)을 거꾸로 읽으면 정열(情熱)이다. 따라서 열정(熱情), 정열(情熱)의 공통점은 뜨거움(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피는 뜨겁다.
청춘은 이 뜨거운 피를 갖고 있다. 열정은 활활 타오르는 불꽃과 같은 것이다. 사랑도 그렇고 삶도 그렇듯이 이 불꽃이 사그러지면 그때 모든 것이 종료되는 것이다.
끝은 없다.
싸늘하게 식은 음식에서 정성을 느낄 수 없듯이 끝을 끝이라고 하는 순간 열정은 사라진다. 따라서 ‘끝’은 없다고 생각해야 삶에 열정을 갖을 수 있다. “끝났다”라는 말은 마지막 죽는 순간에도 할 수 없는 말이다. 왜냐하면 살아 있는 순간까지도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죽었다면, 죽었기 때문에 어떠한 인식 작용이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끝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살아있는 한 끝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영원한” 사랑을 endless love 즉 “끝없는 사랑”으로 표현한다. 죽는 그 순간까지 살아 있는 것이기에 끝이 없는 것이다. 살아 있는 한 매 순간 순간이 시작이요 행복이다.
끝은 새로운 출발이다.
그래서 끝은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나에게 있어 ‘처음’이나 ‘끝’ 모두가 인생의 환희이다. 나는 ‘시작(처음)’과 ‘끝’ 모두를 즐긴다. ‘처음’에는 시작이어서 좋고 ‘끝’은 또 다른 시작이어서 사랑한다. ‘끝’이라는 영어 단어는 ‘end’이다. ‘end’는 ‘목적’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하다. 목적을 갖고 있다는 것은 계획하고 행동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끝( ‘end’)은 새로운 어떤 목적(an ‘end’)을 갖게 하는 자극물기도 하다. 한자로 ‘끝’은 末(끝 말)로 쓴다. 그런데 末를 다시금 생각해보면 未(아닐 미)의 단어와 비슷하다. “끝나다”의 末와 끝이 “아니다”를 의미하는 未에서의 미세한 차이가 필자를 흥분하게 한다. 未末(미말)은 “끝이 아니다”를 의미한다. 본래 민속적인 의미로써 未末(미말)은 ‘미시(未時)의 끝으로 오후 세시 바로 전의 때’를 지칭하는 것이지만 필자는 未末(미말)을 그런 민속적 의미가 아닌 철학적 의미를 부여한 것임을 밝혀 둔다.
앞서 이야기 한 바처럼 처음과 시작은 극단, 반대의 개념이 아닌 연속의 과정이다. 따라서 그 과정에는 무수히 많은 중간 점을 갖고 있다. 그 과정 속에 삶이 녹아 있다. 즉 히스토리(history)를 갖고 있다. 히스토리에는 그 사람의 성공과 좌절이 녹아 있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좌절할 것이 아니라 끝임없는 또 다른 도전을 해야 한다. 그 기록이 나의 역사(히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다. 훗날 히스토리를 들여다 보았을 때 실패를 끝으로 보는 것은 당사자를 비참하게 만든다.
과정이 있는 삶이기에 수많은 열정을 보태어 삶을 살았을 터이고 그렇다면 그 삶은 아름다운 것이다. 따라서 실패는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가능태이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자신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또 다른 시작이다. 실패하기까지 겪은 경험은 나의 삶의 에너지가 되고 그것이 열정을 불태워 줄 수 있는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그 과정이 열정적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