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지나간 자리에, 다시 봄은 온다― 보고 싶은 사람, 그리고 다시 만날 사람에게얼굴 하나야손바닥으로 포옥 가릴 수 있지만,보고 싶은 마음은 호수만 하니두 눈을 꼬옥 감을 수밖에 없다는정지용 시인의 「호수」가 떠오르는 날입니다.손바닥 하나로 가릴 수 있는그 조그마한 얼굴 하나가오늘따라 사무치게 그립습니다.사실 손바닥을 치우면 그만일 것을,혹여 눈을 뜨는 순간그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더 선명해질까 두려워차마 치우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어쩌면 그것을그리움 앞에 남겨둔 마지막 자존심이라고불러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내가 말하는 ‘그립다’는 것은단지 얼굴 하나가 보고 싶다는 뜻이 아닙니다.그 사람의 말투가 그립고,웃음소리가 그립고,걸음걸이가 그립고,맛있는 것을 먹으며 행복해하던 표정까지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