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유지태가 ‘봄날은 간다’라는 영화에서 읊은 명대사이다. 원나잇(one night) 사랑은 변해도 영혼까지 사랑한 사랑은 변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영혼까지 사랑한 것 마저도 변하고 있으니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고 항변하는 짓은 바보다. 내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고 상대방의 마음도 변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며 그로 인해 마음의 병을 크게 얻는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최고의 찬사는 “자신보다 나를 더 사랑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신만 알고 자신의 가치가 최고라고 하는 오늘날 자신을 버리고 자신이 아닌 ‘나(남)’을 더 사랑하는 것은 헌신이다. 자기애(自己愛)가 강한 나에게 이 말은 가슴 저리도록 아프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변했다면 그 모든 원인은 누가 제공한 것일까?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랑은 한자어가 아니다. 그러나 굳이 그 어원을 따지자면 ‘사랑’은 ‘사량(思量)’이라는 말에서 변천하였다고 본다. 이는 그 사람을 사랑하는 생각(思)의 양(量)이 얼마만큼인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단어이다. 양이 많아질수록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는 것이다. 맛있는 무엇인가를 먹을 때도 그 사람을 생각하고, 좋은 것을 보았을때도 그 사람을 생각하는 그런 생각의 양이 많아질수록 사랑이 무거워지고 깊어지는 것이다.
사랑은 그 사람의 영혼이 들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영혼이 가벼워 진다. 이때 우린 가벼워진 영혼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것이고 그래서 헤어지는 것이다.
네가 ‘나’이라고 여길 때 네가 ‘나’가 되어 행복한 것이다. 내가 아플 때 나보다도 더 아파하는 것이 사랑이다. 남인 듯 대할 때 너와 나는 남남이 되는 것이고 그래서 그 사랑은 변하게 된다.
그 변화하는 것에 속상해하지 마라.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떠나버린 사랑은 내 마음속에서 떠나보내는 것이 이치에 맞다. 떠난 사랑에 집착하지 마라. 또 다른 사랑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 또 다른 사랑을 숭고하게 영접하라. 그 사랑이 네가 바라는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리고 떠난 사랑이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떠난 사랑이 내게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때 그 사랑은 더 이상 내 것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식은 영혼을 다시 불 붙이기에는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 다가오는 사랑에 목숨 걸어야 한다. 그 새로운 사람이 또 떠나기 전에 그 사랑을 지켜야 한다. 내 영혼이 불타오르는 꽃이기에 영원히 사그라지지 않는 사랑을 불태워야 한다.
사랑은 어젠가는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그러니 떠날 수 있는 것에 집착하여 나를 망가트릴 필요는 없다. 사랑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
보지 않으면 마음도 멀어진다(Out of sight, Out of mind)라는 위대한 진리를 믿자. 여자는 가슴에 방 하나만 있어 새로운 사랑이 다가오면 그 사랑만 간직한다고 한다. 그래서 지나간 사랑을 다 잊고 새로운 사랑을 한다고 한다. 이는 어리석은 말일 것이다. 어떻게 인간인데 그렇게 쉽게 사랑을 잊을 수 있겠는가? 사랑이 변할 수 있어도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사랑이 아름다웠던 것이든 슬픈 것이든 우리 기억 속에 장기 기억되어 있을 것이다. 변하더라도 잊지 말하야 할 것이 사랑이다. 과거 그와 같은 꽃 같은 사랑이 잊었기에 우리가 그 만큼 성숙해진다. 나에게 사랑을 알려준 그 사람을 잊지 말고 그리며 살자.
Can't hold it back anymore(이제 더이상 버틸 수 없다)
Turn away and slam the door(뒤돌아서서 문을 닫아 버리자)
-겨울왕국 가사 중
이 가사는 떠난 사람이 그리워 이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다 잊어버렸으면 좋겠고 뒤돌아서서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니다. 그에게서 내가 지워지는 것이 두렵다. 그래서 그 사랑만은 잊지 않고 기억하며 살아가야 한다. 내 마음에 그를 볼 수 있는 장소 한 곳을 비워 놓자. 평생 그 장소는 나에게 신성한 곳이 되리라.